2017년 12월 2일 토요일

Preface



dedicate





제가 처음 의사 가운을 받아서 병원에 실습 나간 부서는
(저희는 그때 폴리클리닉, 폴리클 이라고 학생들 스스로를 불렀습니다.)

정신과학 의 폐쇄병동 이었습니다.

자율적인 공부와 환자 면담을 위해 질문과 대답, 연이어서 할 질문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그다음 실습인 호흡기 내과에서 입원 환자 면담과 진찰 을 위해 A4 2page 가량의 질문사항을 정리한 것이 이 책의 시작이었 습니다.

그 때의 워드 화일을 수련의 과정에서 다시 꺼냈고.

첫해 응급의학과 1년의 수련을 마치고 새로운 1년차 후배와 수련의 선생님을 응급실에서 맞게 되었습니다.

그들에 병원에 들어오기 전 어쩐지 추웠던 1년차 말 겨울에 만들었던게 이 책입니다.

그해 2월달에 나름 공부하고 노력해서 이책을 만들게 되었고 교육수련부를 통해 제본하려하였으나

당시 응급실장이던 어떤 분의 반대로 인해 무산되었습니다.

수련병원 옆에 있던 타 병원에 도움을 받아 100부 가량 제본했으며, 수련의들에게 배포하였습니다.


많은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응급실 과장이 되었을때,

여전히 응급실에 첫 근무를 시작하는 수련의 들을 위해 이번에는 300 페이지 정도로 다소 분량을 늘린 제본판을 인쇄하게 되었습니다.

그 병원에 응급실 수간호사이던 어떤 분이 이번에는 수련의들에게 책을 도로 가져오라고 해서 분서 갱유 하려고 했던 일이 기억납니다.

그 수간호사가 그런 일을 저지르기 전에 기쁘게도 고려의학과 군자출판사에서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일단 첫 원고로 제 1판이 인쇄되어 나왔을 때 기쁨을 기억합니다.

그렇다면 조금 내용을 추가해서 더 적어도 좋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 2014년 말이었습니다.
그때 썻던 글이 곧 출판된다는 지금이 2017년 11월이니, 결코 부지런하다고는 할 수 없겠네요.

조금전 페이스북에서 10년전 추억을 공유하라는 알림이 떴어요. 10년전 오늘 페이스북에 게시한 사진이지만 15년 전 사진, 이 책의 첫 글인 medical recoding stylet을 썻던 시절의 사진을 보고 잠시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 시절의 저는 주변을 바꾸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상상하곤 했어요. 해외의 응급의료체계는 어떤지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외국계 병원이면 어떨까? 한국 대기업이 아닌 해외자본이라면 어떨까? 이후 “00 ~~평가” 라는 정부 주도하의 많은 예산 집행이 있었습니다. 전국의 모든 응급실에는 상전벽해의 변화가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 시절 작던 나의 고민이 아직 유효한지는 자신이 없지만 홀가분한 마음으로 원고를 출판사에 보냅니다.

온 나라가 잠든 가운데서도 아픈이와 그 합병되는 손상을 피하고 소중한 지적능력을 지키기 위해 오늘 밤에도 자신의 수명을 조금씩 태워 가시는…
 하나의 작은 촛불 같은 나의 영웅들께 이 책을 헌정하고자 합니다.
당신이 당직하는 오늘의 밤에 부디 평안이 있기를


2017.11.08
CUS waterFaculty 김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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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ision-making; 진료지침; 응급의학, 응급의학과, 응급실, 응급센터, 가이드라인, ER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emergency medicine, emergency medicine department, Emergency room, emergency medical center

1-002 공감, 대화, 관계형성


1-002 공감, 대화, 관계형성
**Centent(목차) **
1-002-01 Rapport
1-002-02 보이스 트레이닝
1-002-03 몸짓화법과 쿠션화법
1-002-04 커뮤니케이션이 있는 진료
1-002-05 의사-환자관계와커뮤니케이션
1-002-06 공감과 커뮤니케이션




Rapport

보이스 트레이닝

대부분의 사람들이 병원에서 의사에게 말할 때는 가능한 TV 에서 듣던 말투로 이야기하려고 하기 때문에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한동안 '리스닝'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같은 설명을 두 번 혹은 세 번 하게 될 때, '스피킹'에 조금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나브로 느끼게 됩니다. 충분한 대화를 나누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적인 면담 요청이 이어지는 경우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개선 여지가 없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보 전달을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시각 자료를 사용하거나 메모를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미 효과가 입증된 방법이기 때문에 어느 곳을 가더라도 브로슈어가 비치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브로슈어를 활용하거나 아니면 자신만의 메모지를 만든다면 효과는 더욱 배가될 것입니다.
설명이나 고지가 유효한지의 기준은 말하는 사람 쪽에서 '했다 '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정해지지 않고 듣는 사람 기준에서 '알겠다 '라고 받아들이는지의 유무로 정해집니다. 조금 전 이야기를 들은 사람에게서 조금 전에 들은 내용을 한번 말해달라고 요청해 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됩니다. 전문 분야에서는 종종 낯선 단어 선택이 이해를 방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유효성 검정 테스트'가 있습니다다음과 같은 방법을 사용합니다. 먼저 자신이 흔히 사용하는 설명을 녹음해 두었다가 그대로 받아 적습니다. 그리고 그 메모를 초등학교 고학년 조카에게 읽어 보게 합니다. 읽어 본 다음 그 내용을 말해 보게 합니다. 이 때 초등학교 고학년인 아이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원래 내용과 지나치게 다르다면, 이 유효성 검정 테스트는 불합격이 됩니다.
보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자기도 모르게 앵앵 거리며 말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확한 발음은 정확한 입 모양에서 비롯됩니다. 입을 정확히 벌리지 않고 웅얼거리며 말하면 발음이 부정확하게 들립니다. 말을 할 때 습관적으로 말끝을 흐리는 것은 내용의 의미 파악에 혼돈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말은 말끝 즉 서술어 부분에서 의미가 '하다' '하지 않다' '좋다' 좋지 않다' 식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의지를 나타내는 서술어 부분은 명료하게 마무리 짓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말의 속도가 메시지의 신뢰도를 좌우하게 됩니다. 말의 속도가 빠르면 일단 내용 자체를 알아듣기 힘들고 나아가 말을 하는 의사에게도 신뢰가 떨어집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품격을 높이고 말에 힘을 싣기 위해서는 가급적 천천히 또박또박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을 많이 하는 모든 직업이 그렇지만 많은 사람을 상대할수록 목소리가 쉬거나 갈라지는 등의 무리를 하게 됩니다. 이때는 커피나 탄산음료를 피하고 따뜻한 물을 조금씩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할 때 역시 잠시 끊어서 말하기 방법이 유효합니다. 예를 들면 "검사 결과는 이러이러합니다." 하고 이어서 말하는 대신에,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라고 말하고 한숨 돌립니다. 눈 맞춤과 제스처와 같은 적절한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병행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때 잠시 쉬어가면서 말하는 한숨 돌리기는 중요한 내용임을 강조하는 효과도 있지만 듣는 사람의 주의를 환기 시키고 집중력을 높임으로써 정보 전달에 도움이 됩니다.
흔히 하듯이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들어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캠코더를 이용하여 스스로 동영상을 녹화하게 되면 목소리뿐만 아니라 시선, 제스처와 같은 비언어적인 의사소통도 평가할 수 있습니다. 대화를 나눌 때 환자의 눈을 보는 것보다 양쪽 동공의 크기를 검사하는 방법이 추천됩니다. 이것은 의사들은 환자의 눈을 보면서 이야기했다고 믿지만 환자는 시선을 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노력 대비 가장 효과적으로 의사소통 기술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역시 가능한 입 모양을 둥글게 크게 벌리면서 말하기, 목이 아닌 배에 힘을 주는 느낌으로 말하기와 같은 보이스 트레이닝입니다. 모든 좋은 것들이 그렇듯이 마음가짐과 의지, 시간을 투자한 연습만이 진정한 의미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유명한 격언이 있습니다. ‘생각만으로 행동이 변하지는 않지만, 행동을 하면 생각을 바꿀 수 있다.’

몸짓화법과 쿠션화법

발렛 파킹과 푹신한 쇼파가 기다리는 백화점 방문도 누군가에게는 고역이라고 합니다. 하물며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거나 가까운 사람에게 질병이 생긴 경우, 어떠한 문제를 가지고 그것의 해결을 위해 특정 기관을 방문한 다는 것은 그 당사자에게는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은 평상시에는 충분한 인내심과 교양을 가지고 있는 사람조차 감정적으로 반응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야기 할 때는 긍정적으로 말하는 쿠션 화법이 도움이 됩니다. 흔히 말하는 긍정화법 혹은 쿠션 화법이란 같은 내용이더라도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하고 부정적인 단어를 피하며 금지를 뜻하는 표현에 대해서는 대안을 제시하는 화법을 말합니다. 예컨대 "지금은 안 됩니다." 라고 잘라서 말하는 것보다는 "죄송하지만 지금은 곤란합니다. 내일은 어떠신지요?" 라는 표현은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한층 부드러운 청유의 언어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여기는 금연구역입니다." 라고 쌀쌀 맞게 말하는 것보다 "흡연구역은 옥상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와 같은 말은 정보를 전하는 말로 대안 제시적 화법에 해당합니다. 흔히 쓰이는 예로는 "음식 드시면 안 됩니다." 라는 말 대신에 "금식치료를 하셔야 합니다." 라는 말을 "전화 하시면 안 됩니다."라는 말 대신에 "의료기기 전자파 보호를 해주셔야 합니다." 라고 말하는 의료인을 우리는 많이 알고 있습니다. 미안함의 마음을 먼저 전하여 원만한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도 쿠션화법의 흔한 예입니다. ''라는 단어는 비판적인 뉘앙스를 줄 수 있으므로 '무엇을' 혹은 '언제' 같은 단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환자에게 옵션을 선택하게 하는 상황에서는 '이 중 어떤걸 선택하시겠습니까?' '무엇이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습니까?' 라는 질문을 흔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방형 질문은 상황에 대한 환자 평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 시켜 줄 수 있으며, 환자가 쉽게 공개하지 않으려 하는 정보를 공유하도록 자극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걸 의사가 알려줘야죠' 와 같은 반응을 피하기 위해 서는 질문 앞에 다음과 같은 근거를 덧붙이는 것이 좋습니다. '몇 년간 제 경험을 보면, 환자분들이 자신의 문제를 일으킨 원인을/자신에게 무엇이 가장 좋은지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 그런데요'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중간에 말을 자르거나 끼어들어 질문하지 말고 환자가 말을 계속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는 묻고 너는 답한다' 라는 권위 모드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자주 쓰이는 말로는 " 죄송합니다만, 실례합니다만, 번거로우시겠지만, 양해해주신다면, 괜찮으시다면, 결례가 되지 않는다면, 가능하시다면, 바쁘시겠지만 " 등의 표현이 있습니다. 특히 응급실에서는 "접수 해주세요 " "나가서 접수부터 해주세요." 라는 말이 불씨가 되어 불필요한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료 효율 상 접수 절차가 선행되는 것이 효율적인 상황에서도 대화 앞에 "의무기록을 확인해야 하므로" "처방을 해야 하므로 " 라는 단서를 다는 것은 한결 부드럽게 말하는 방법이 됩니다.
의사가 말하는 '반갑습니다.' 라는 인사말은 종종 '내 관심사는 오로지 검사 결과뿐이다.' 라는 몸짓 언어 덕분에 완전히 무색해져 버리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몸짓 언어는 말보다 더 큰 목소리입니다. '보이는 것이 항상 내용을 압도한다.'라는 격언을 기억하여야 합니다. 무엇을 말하느냐 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눈과 혀가 다른 말을 할 때, 노련한 자는 눈이 하는 말을 믿습니다. 예컨대 안경을 벗어 옆에 두는 간단한 동작만으로 의사가 환자를 더 인간적으로 공감하기 위해서 '사고-탐구 모드'를 잠시 중단하겠다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의사가 어떤 말을 하던지, 환자 눈에 보이는 것을 뛰어 넘을 수는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만남의 인사말을 분명히 함과 동시에 작별의 인사말도 분명히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할말이 끝나면 떠나 버리거나 보조 인력이자 저를 따라오세요라고 말하게 두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언어에서 인사말과 같은 제도화된 표현법은 단순히 정중하거나 예의 바른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정형화된 인사말의 교환은 여러 가지 효과가 있습니다. 인사말의 교환을 통해 대화 상대자의 존재를 확인하고 인정하며, 안정감과 보호받는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를 통해 대화 참가자들은 긴장감을 해소하며 긍정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의사와 환자 간의 관계가 일시적으로 소원해진다 하더라도 그 관계가 계속 유지될 거라는 확신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한 달에 두 번 혹은 세 번 만나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말투로만 응대한다면 그는 단순한 매뉴얼 직원이 될 뿐입니다. 초대면이 아닌 이상 이름을 기억한다거나 예전의 이야기와 가족에 대하여 기억하고 있음으로 드러냄으로써 거리감을 좁히고 친근감을 높이도록 노력하는 것이 인사말의 진정한 의미 입니다. 환자와 인사를 나누기 전에는 내면의 시계를 늦출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환자는 의사가 서두르고 있음을 금세 느끼고 진료 시간 내내 쫓기는 기분 때문에 불쾌해집니다.
인사하는 시간은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놓칠 수 없는 기회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활짝 웃을 수 있는 다음 번 기회는 없을 지도 모릅니다. 환자는 의사의 솔직한 공감과 의미 없는 반응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격언이 있습니다. “얼마나 알고 있는가 에는 관심이 없다,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알기 전까지는

커뮤니케이션이 있는 진료

커뮤니케이션을 수준 별로 나누자면, 발신자는 보냈다고 생각하는데 수신자는 실상 아무것도 듣지 못한 '독백'수준, 발신자도 수신자도 이야기 꽃을 피우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전달되지 않는 '만담'수준, 발신자 중심의 일방적인 전달을 의미하는 '일방 통행'수준, 양방향으로 가치와 정보를 공유하는 '대화'수준이 각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의사는 환자가 느끼는 것보다 스스로 의사소통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의사가 내린 자기 평가와 환자의 느낌 사이에 큰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환자는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못 알아들었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의사들은 자신들이 전문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의사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의사가 그 치료에 어디에 특징이 있고 어떤 점이 뛰어난지 능수 능란한 언변으로 일방통행으로 설명하기만 하면, 환자는 그를 자기 안으로 침범해온 이물질처럼 느낄지도 모릅니다. 자기 나름의 공감을 제시하고 듣는 이의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하면 대화가 될 수 없습니다. 명확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의사의 임상 실력을 보고 환자는 의사가 자신을 염려하고 하나의 개인으로 존중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중요한 것은 의사의 적극적인 경청입니다. 의사가 질병 증상에 대한 교과서적 전문가라면 환자는 몸에 병이 어떻게 발현되는가에 관한 전문가입니다. 의사는 언어적뿐만 아니라 비언어적으로도 환자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환자의 사고과정을 따라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환자가 말한 것을 서둘러서 해석하지 말아야 하며 그와 관련된 후속 질문을 함으로써 오히려 환자로 하여금 이야기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의사는 환자의 말을 중간에 끊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가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가려 할 때 의사들은 자주 최소한의 반응 (, 그래요) 이나 다른 행동 (의무기록을 뒤적이는 등)을 보입니다. 이로 인해서 환자가 침묵하거나 질문과 대답만 짧게 오고 가는 보고 형식으로 대화가 흐르게 되는데 이는 의사에 의해서 의도된 것입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환자는 질병과 그로 인한 불안으로 의기소침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보에 대해 물을 용기가 없는 것이지요.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중요하며,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연습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의사소통은 의사뿐만 아니라 환자에게도 역시 중요하며 필수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OOO병에 걸리셨습니다. 이 약을 반드시 드셔야 합니다. 일주일 후에 다시 오세요는 지시적 화법에 해당하고 어디가 불편하십니까? 이 약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약을 드시겠어요? 언제 다시 오시겠습니까? 는 동반자적 화법에 해당합니다. 지시적 화법, 동반자적 화법 중 지시적 화법을 쓴 의사에게 진료받은 환자들이 상담을 잘 받았고 이해 받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즉 의사와 환자의 대화는 태생적으로 비대칭적입니다. 동의서에 서명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십시오. 모든 동의서는 사실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것이며, 환자는 불확실성에 서명하는 것입니다. 구조적 비대칭 대화가 타성에 젖을 때 시쳇말인 '갑을' 혹은 '갑질'로 흐르는 것을 우리는 경계하여야 합니다. 많은 환자가 의사에게 까다롭게 보이는 것을 두려워하며 의사의 조언에 반대하거나 의문을 던져 의사와 멀어질까 두려워합니다. 즉 몸이 아플 때는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의사는 객관적인 정보의 전달자가 되어야 하며, 환자는 전문가가 그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을 반영해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의사는 종종 너무 빨리 자신이 선호하는 치료를 권하고 환자의 생각을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는 것이 종종 지적됩니다. 궁극적으로 질 높은 의료의 정점은 '정보를 잘 아는 환자의 선택'을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우리는 행위 별 수가제를 채택한 의료제도 아래에 있으므로 진료비 또한 검사와 치료에 비례하여 증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사와 환자 사이에 검사는 독특한 군비 경쟁의 양상을 보이게 됩니다. 의사뿐만 아니라 환자 역시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꼭 필요한 이유는 의사가 제시하는 검사나 치료가 필수적인 검사인지 옵션인지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환자 입장에서 이 검사가 꼭 해야 하는 건지 하면 좋은 건지 알 수 없을 때가 있지만 의사 입장에서도 좀 더 많은 검사와 진단을 원하는지 단순한 처방전을 받아가기 원하는지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교통사고 환자의 경우 '입원을 원해서 오셨어요?' '어떻게 해주기를 원하세요'라는 질문은 암시적이고 편파적이라는 점을 유념하여야 합니다. 의사는 '인터뷰어'로서 거리를 둔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일부 진술이 가령 연금이나 상해 합의금을 받고자 하는 환자의 바람에 의해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민감한 주제는 대화 상대 모두에게 미묘하기 때문에 의사의 탁월한 감정이입 능력과 올바른 표현을 선택하는 솔직함이 요구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다양한 선택적 질문과 보충적 질문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의사의 능력이 요구됩니다. 보충적 질문이란 어떤, 어떻게, 어디서부터, , 어느 정도의 수식어가 붙는 개방형 질문입니다. 이러한 유형에서는 단답형의 대답만을 허용하는 반면 하나의 대답도 다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선택적 질문과 구별됩니다. 이러한 민감한 주제는 대화 상대 모두에게 미묘하기 때문에 의사의 탁월한 감정이입 능력과 올바른 표현을 선택하는 솔직함이 요구됩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오슬러의 격언을 기억합니다. ‘복잡한 의학 진단을 풀려고 할 때, 당신은 환자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환자가 당신에게 답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환자관계와커뮤니케이션

환자 경험에 있어 첫 인상의 중요성은 이미 여러 차례 강조되어 왔습니다. 처음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 처음 수술 받은 환자, 처음 응급실을 방문했던 환자가 담당의사와 병원에 대해서 받는 첫 인상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종종 마지막 인상이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라병원 어땠어?'
어깨를 으쓱하며 답한다.
'잘 모르겠어. 별로 통하는 것 같지 않던 걸. 친절하긴 하더라' 덧붙인다.
'분명한 건 환희선생님과 우리와는 잘 안 맞는다는 거야'
'정말이야? 사람을 아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지. 어쨌건 아는 건 많은 사람이야. . 상욱이는 완소병원의 심원장님을 정말 좋아하던데.'
'심재훈 선생님이라고?'
'그래 한번 전화해서 예약해야지'

단 한번의 만남으로 얻은 인상만으로 의사 능력을 최종 평가해버리는 것은 물론 정당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평가에 의해서 의사의 직업 평판, 병원 이미지의 손실이 좌우되는 것이 또한 현실입니다. 충분히 부당해 보이고 이해할 수 없는 평가 탓에 직접적인 수입 손실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수년에서 십여 년 간의 기회 또한 날아가 버린 것입니다. 기존 환자 유지 보다 새로운 환자의 유치에는 다섯 배 많은 행정적 비용, 일곱 배 많은 의사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 갑니다.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은 최소 아홉 명에서 많게는 40명의 사람들에게 자신이 느낀 실망감을 이야기 할 것입니다. 긍정적 입소문은 20명에게 전달되나 부정적 입소문은 150여 명에게 전달됩니다. 첫 인상이 부정적이었음은 의사에게도 유용한 정보입니다. 그러나 10명 중 9명이 담당 의사에게 자신이 느낀 실망감을 말하지 않는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 암시를 시사합니다. 즉 나쁜 첫 인상은 마지막 인상이 된다는 점입니다.
환자는 질병의 인과 관계가 명확한 것을 선호하고 스스로 생각한 인과 관계의 가설이 부정되면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또한 의학 훈련을 받은 사람이 보기에는 더욱 있을 법하지 않은 인과 관계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관점을 미래로 돌려야 합니다.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꾸짖음이 아니라 칭찬과 긍정이며, 공감대를 통해 확신과 신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자신의 건강에 대한 개인적인 가치관을 강요하는 일은 전혀 전문가답지 않고 과학보다는 주술에가까우며 의사에 의한 것이라면 폭력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잘 못 알아들었다.'는 말은 결국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오해는 서로 관심이 다른 데서부터 시작하여, 듣고 싶은 말만 듣는 것으로 진행합니다. 모든 오해를 푸는 방법은 결국 역지사지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듣는 사람은 가급적 말을 중간에 끊지 말고 화자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 더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말하는 사람은 가장 중요한 사실을 먼저 말하고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 더 만족스러운 경험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드러내길 싫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사가 단서를 찾아내서 진짜 근심거리를 파헤쳐주길 바라면서 생각을 넌지시 비치기만 합니다. 환자는 의사가 자신이 준 힌트를 알아차려서 비밀을 알아내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자살'을 고민하는 경우, 표면상 방문 이유는 단순한 두통으로 의사의 말을 부인하기만 할지 모릅니다. 유능한 의사는 환자가 주는 힌트를 통해 환자의 진짜 불만사항과, 깊은 감정문제, 심지어는 환자가 부인하는 문제까지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면담이 비교적 길게 진행된 경우 마지막에 질문을 하도록 요구 받을 때 환자는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질문을 요구한 후에는 충분히 생각할 짬을 주고 잠시 침묵하기 위한 시간도 주어져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료실을 나오거나 집에 도착한 후에야 비로소 알고 싶어하는 세부사항이 머리에 떠오르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나중에 떠오르는 질문을 서면으로 기록해 오도록 격려할 수 있습니다.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숨기거나 나중에 말하는 경우에는 면담시간이 평소보다 많이 소요됩니다의사 입장에서는 예 혹은 아니 오로 답하는 질문 보다 개방형 질문을 사용하고 다른 문제나 질문할 것은 없는지 먼저 물어 보아야 합니다. 대략적으로 던진 질문으로는 환자의 기억을 되살리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환자에게 하위항목을 일러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환자와의 면담에서는 데이터나 숫자 정도만 의무기록, 별지에 적고 기록을 위해서 대화가 중단되지 않도록 유념하는 것이 좋습니다. 면담이 끝나고 환자가 나간 후 의무기록을 적기 시작하여 기록을 완성한 후 다음 환자가 들어오도록 해야 합니다. 면담은 자리에 앉아서 진행되는 것이 좋습니다. 진찰을 받는 자세 혹은 옷을 벗고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대화를 하는 것은 비대칭적 대화상황을 심화 시킬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의사는 꼼꼼하게 기록하는 사람이 되기 보다 기억력 향상 훈련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유연한 대화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자료를 넓게 펼쳐 놓은 채로 환자 면전에서 곰곰이 생각하는 것은 환자를 불안하게 만들 뿐으로 전문적인 인상을 주기 힘듭니다.
많은 환자를 회진하더라도 환자를 보기 직전에 검사실 수치를 본다면 진료하는 도중에 그것을 기억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진료실에서는 환자가 방을 나설 때까지 의사는 환자에게 온전하게 집중해야 합니다. 환자가 문을 열고 나갈 때 벌써 다른 서류로 시선을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대화를 잘 하고도 마지막에 단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모든 경우에 쫓기는 인상을 풍기지 않으면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능숙함이 요구됩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의사가 정확히 3분 동안 침대 옆에 서서 혹은 침대에 바짝 기대 앉아서 환자와 대화를 나누었을 때 모든 환자들은 의사가 자기 옆에 앉았을 때 적어도 10분 이상 대화를 나누었다고 생각했다고 보고 하고 있습니다. 환자가 느끼는 회진 시간과 시계로 측정한 회진 시간은 매우 다르다는 점을 숙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환자들은 실제에 비해 1.9 - 3.5 배나 길게 평가합니다. 이것은 회진 시간이 환자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단지 1-2초를 기다리는 정중함을 발휘한다면 환자 승낙을 기다리는 사이 환자를 존중하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질문을 한 후 잠시 공백을 두고 기다리거나, 때로는 침묵을 사용해 보십시오. 환자 대답을 기다리는 시간이 한없이 긴 것 같지만, 실은 몇 초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면 실제 진료 일정이 빡빡했더라도 더 배려 받았다고 느끼고 더 많은 시간을 같이 했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웅변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라는 오래된 속담이 있듯이 때로는 잠시 동안 아무 말 하지 않고 침묵을 유지하는 것이 대화의 동기를 부여하는데 필요 불가결한 기술이 됩니다. 아주 좋지 않은 경우는 환자의 대답과 의사의 다음 말이 서로 부딪혀 움츠려 드는 경우 입니다.
의사가 일상적으로 묻는 "어떻습니까?" 라는 말에 환자가 답 인사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대화 기술입니다. 의사의 안부 인사말은 답례 형식의 인사를 기대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일상적인 인사말과 다릅니다. 이 상황은 환자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대칭적 대화 관계를 극적으로 드러냅니다. 환자는 직접적인 답례 형식의 인사가 사실상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답례 인사를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하거나 또는 아예 대답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잠시 동안의 침묵을 유지하거나 안부 질문을 조금 늦추고 답례 인사를 기다리는 것은 매우 효과적입니다.

공감과 커뮤니케이션

많은 사람들이 '병원은 환자에게 해가 되는 실수가 있었다고 해도 거짓말을 하거나 적어도 먼저 그것을 환자에게 고지해주지 않을 것이다.'라고 불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환자 안전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를 터부시 하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검색하거나 주변 사람에게서 들은 내용과 다르면 오진이 아닌지 따져 묻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졌습니다. 그에 따라서 요즈음 환자는 과거보다 더 거침없이 요구하고, 잘못된 정보를 포함하여 의료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있으며, 심지어 소송도 쉽게 하고, 의리를 따지지도 않는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의사들은 흔히 익숙지 않은 전문용어의 뒤에 숨지만, 전문 용어의 의미는 환자들에게 직관적으로 파악됩니다.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뭐가 문제인지를 어떤 식으로든지 깨닫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거듭되는 면담 요청을 받거나,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야 하거나 혹은 타당해 보이는 제안이 생각보다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한번쯤 나의 커뮤니케이션의 유효성을 재검토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의사들이 말하기를 순응도가 떨어진다. (환자가 의사의 말을 듣지 않는다.) 라고 말하지만 사실 듣지 않는 것은 의사이며 환자는 믿지 않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환자에게 모든 진실을 말할 수 없는 상황도 분명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가 의사의 반응에 속는 것보다 오히려 의사가 환자의 반응에 속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습니다. 진실은 언어적 대화보다 비언어적 대화로 전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민스러운 순간에는 니체의 다음 격언을 기억해야 합니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입이 아니고 주둥이이다. 입을 가진 사람은 진실을 말한다.'
환자가 '여기 내 말을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구나, 진심을 털어 놓을 수 있을 것 같아' 라고 느끼게 되면 의사에게 마음을 열고 당혹감 같은, 자신이 병을 앓으며 느꼈던 감정까지도 편안히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계야말로 개개인에 맞도록 치료하는 현대 환자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적절하게 공감할 수 있는 시점을 놓치고 과제-중심적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환자가 고통이 통증을 호소할 때 표정이나 목소리에 아무런 감정도 싣지 않은 채 짤막하게 '좋아요' 혹은 '으흠'하고 답하는 것입니다. 의사가 일부러 항상 냉정하게 구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은 의사가 의학적 조언 이상을 해주길 바랍니다. 환자들은 공감을 얻고자 하며, 자신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따뜻한 말을 기다린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연대감은 환자에게는 치료 질 면에서 의사에게는 직업적 만족도 면에서 모두에 큰 이익을 줍니다. 환자가 의사가 속한 병원의 다른 사람에게도 비슷한 충성도를 보인다는 점도 이점이 될 수 있습니다. 감정적 문제와 함께 해야 할 때와 의학적 업무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를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이 핵심이 됩니다.
하지만 가장 바람직한 커뮤니케이션은 진정성 있는 공감과 인간적인 이해일 것입니다. 공감하고 이해하는 인격적인 관계는 단지 만족스러운 환자 경험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의료진 스스로에게도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어떠한 직업도 다른 사람의 내적인 문제와 사적인 신체영역에 그렇게 깊숙이 관여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의사에게 있어 윤리적 의무인 동시에 흥미로운 도전이 됩니다. 의사가 인생 경험이 많을 수록 환자와 환자의 문제를 더 잘 이해하고, 어쩌면 당사자인 환자 보다도 환자의 문제를 더 잘 인식할 지 모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대답 속에는 새로운 사실들이 담겨 있기 때문에 의사들 역시 환자의 삶에 대해 들을 가치가 있습니다. '환자분, 보호자님 대신에 이름을 기억해서 불러라", "일단 끝까지 듣고 긍정하라" 라는 격언은 이러한 점에서 천금의 가치가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정말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관계 형성에도 도움을 줄뿐더러 그 자체로 좋은 치료적 수단이기 때문입니다히포크라테스 어록에도 'medicus curat, natura sanat’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많은 학자들은 이를 다음과 같이 번역합니다.  ‘스스로 말미암아 치료하는 것이고 의사는 이를 보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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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Medical recording 의무기록 병원차트


1-003 Medical recording 의무기록 병원차트
**Centent(목차) **
1-003-01 Medical recording
1-004-01 응급실에서의 의무기록
1-005-01 History taking






Medical recording

잘 정리된 (수기 기록의 경우 보기 좋게 정자로 쓴’) 의무기록은 매우 중요합니다. OPD clinic 에서 repeat 처방을 내는 경우와 달리 응급센터 기록은 곧바로 다른 의사가 진료에 참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응급실에 다녀간 환자가 대부분 다음날 외래 진료를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 외래 의사는 응급실에 왜 왔는지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참고하기 위해 응급센터 기록을 유심히 볼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실하게 진료를 하더라도 불성실한 의무기록을 남긴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매우 불성실하다라는 인식이 남을 수 있습니다. (명제가 참이면 대우도 참)
응급센터에서는 환자나 보호자가 충분한 과거 병력을 이야기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EMR이 사용된 경우에는 예전에 진료했던 의사가 작성한 기록을 조회해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작성한 기록도 나중에 누군가가 다시 읽어 보게 된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의무기록을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이 작성한 기록이 법원에서 증거 자료로 사용된다고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들 것입니다.
수기 기록의 경우, 정서하기 위한 첫걸음은 일단 그리스어원들을 좀 공부하고. 각 의학 명칭의 정확한 스펠링을 암기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몰라서. 흘겨 쓴다. 내막을 모르는 사람은 자신 정도 일까? 그렇다고 영어공부를 할 수 는 없는 사람의 경우.. 오래 전에 어여삐 여기신 분이 계셨다. 이 경우 훈민정음을 추천하고 싶다. 전산기록의 경우, 키보드에 여러 자판이 있으나 c v 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피할 수는 없으므로 의미 있는 의무기록을 위한 첫걸음은 EVERNOTE 등의 어플을 이용, 가능한 많은 RECORDING STYLET 을 확보하는 것이다.

1. CC     2. PI     3. PMHx 4. ROS   5. PEx   6. Imp

위의 6가지 항목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여기에 필요하면 Family Hx, Social Hx (, 담배) 소아과 환자는 Birth Hx, 신경과 환자는 Neurologic exam, 산부인과 환자는 OBGY Hx, 직업이 환자의 증상과 관련 있다고 생각하면 occupation 등을 추가로 기록한다.

   * TPC 를 반드시 기록한다. (Time;증상 시작 시간, Place;증상 발생 장소, Cause;증상 발생 원인)
   * CC의 예 - Abdominal pain, Shoulder pain, Painful bleeding Rt palm and 2nd finger, chest pain, dyspnea, dizziness, syncope,
   * 부적절한 CC - TA, Minor trauma
   * Time(onset) - ○일 오전() ○분으로 기록한다.
   * Cause- Spontaneous, Assault(타인에 의한 폭행), driver TA, passenger TA, pedestrian TA, Motorcycle accident, Slip down, Fall down, Glass injury, Knife injury ......


           OP and Admission Hx - 수술시기와 수술명을 기록하고 입원의 경우에는 입원                                진단명을 기록한다.

4. ROS; positive finding 은 모두 기록하고 환자상태와 관련된 것은 negative finding 도 기록한다. 예를 들어 abdominal pain 환자는 A/N/V/C/D, hunger pain, postprandial pain, last meal, last defecation 등을 기록한다.

5. PEx; 눈으로만 보고 판단하면 중요한 사실을 빠뜨리기 쉽다. 반드시 꼼꼼히 아픈 곳을 만져보고 기록 또한 상세히 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정형외과 환자의 Wound 를 기록할 때 sensory/motion,circulation, active bleeding, muscle or tendon exposure and/or injury 등을 그림과 함께 기록한다. 그림은 가능한 크게 자세히 그린다.

6. Imp; 가능성 있다고 생각되는 것은 모두 적는다. 가능성이 높은 순서대로 기록하는데, 말 그대 impression 이기 때문에 꼭 맞출 필요는 없다. 환자의 진료가 끝나는 시점에서는 반드시 기록되어 있어야 한다.









응급실에서의 의무기록

바빠서 간략히 적는 경우 à 키워드 , 형식에 맞는 순서 , 관례적인 말은 생략
형식과 관례적으로 하는 말을 생략하더라도 꼭 필요한 키워드를 정해진 순서에 맞춰서 적어야 합니다.
Plan 부분에 (생략되더라도 SOAP) #1, #2, numbering  problem 순서 (발열, 복통, 고혈당..)
기록을 추가하는 경우에는 번호 보다 시간을 앞에 적습니다.
가장 말미에는 외래에서 확인하여야 할 사항, (검사 결과, CT 권유, 환자가 원하는 것), 혹은 외래 방문하여야 하는 이유 (의심 진단, 필요한 치료, 의사 결정 사항) 중 중요하고 꼭 필요한 keyword 를 적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에는 장문의 서술 형태로, 구어체로 쭉 적는 것보다.
첫줄 S, 환자 호소, 주관적인 것 혹은 병원에 오기전에 알려진 사실
둘째줄 검사 결과 , 진찰한 것 의사의 견해 즉 객관적인 것, 병원에 방문함으로써 새롭게 규명된 것
세번째 줄 진단 배제하여야 할 질환, 입원 혹은 CT와 같은 검사의 이유
네번째 줄
설명과 warning 환자에게 이야기한 것, 외래에서 확인 할 것, 앞으로 치료 받아야 할 것
을 적게 됩니다.
우리 의무기록은 초진 후 CC PI 진단을 작성하고, lab이 나온 후 plan을 적게 됩니다.
이 경우 plan을 적을 때
통상 첫줄은 위의 CC PI 에 있을 것이므로 그대로 #1 에서는 통상 생략됩니다.
두번째 줄은 처음 의무기록을 작성할 때 나오지 않았던 검사 결과나 영상검사에 대한 자신의 판단 의사 결정의 근거를 적습니다.
세번째 줄은 진단명 등에 있게 되므로 특수 검사 CT 등의 시행 이유, 내과에서 신경과 보라고 해서 notify 했다면 이때의 배제 진단 을 적습니다복통인데 어지러움도 있었다면
#2 어지러움
안진 –   Brain CT not H
Less likely Cbll inf. Or  non specific dizz
Notify to NR Dr 00, EMG WNL
이경우 별도로 번호를 매기는 것이 좋으며 관례상 # 을 사용합니다.

바쁠 경우에는 생략할 수 있으나 순서가 맞지 않고 # 구별이 되지 않은 채로 서술식으로 있는 것보다. 순서에 맞게SOAP를 기록합니다. 특히 협진시는 #2와 같이 구별 기호를 사용해서 주요 단어만 적는 것이 보다 간결하고 좋은 의무 기록이 됩니다.

가장 많이 개선해야 할 부분이 한꺼번에 적지 않고 #2 로 별도의 번호를 매기는 것과 협진이나 CT / adm 등의 이유를 적는 부분, NPO ORIF/endoscope 등의 이유를 적지 않는 것입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다음날 외래에서 외래의사가 기록을 볼 때 왜 이 환자가 외래로 왔지?” 혹은 회진 시 왜 이 환자가 입원했지?” 에 대한 이유를 명확하게 알 수 있어야 하고 그 이유를 하나의 단어로 key word 를 추릴 수 있다면 그 키워드를 먼저 적고, 그 다음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문장으로 서술하면 됩니다.
(장염 약을 더 받으러 왔는지.. 혹시 맹장염 등 의심되서 초음파 해봐야 하는지, 수술 날짜 잡아야 하는지.. 어제 X-ray 찍었는데 응급실에서는 골절 되었다 설명했는지, 골절은 아니다 설명했는지.
등등)
= (심평원에서 왜 이 환자가 CT를 찍었지?)

Plan 에서 가장 마지막 부분에 “check up for FU” 로 제목을 달고 꼭 한단어씩 적어주세요
check up for OPD/adm :  “다음에 진료하게 되는 의사가 확인해야 할 것
예컨대 CT 등의 공식 판독, blood culture 등의 결과, 치료에 대해서 설명한 내용 수술을 하여야 한다. 입원을 해야 한다. 금식을 해야 한다. 등의 설명을 적는 것입니다.
환자가 방사선에 대해서 걱정을 한다.” “환자가 골절 유무를 정확히 알고 싶어한다.” “환자가 검사나 수술은 많이 원치 않지만 동거가족 부재로 1-2일간 입원해서 수액 맞기 원한다와 같은 외래/입원 담당 의사가 에게 전해줄 메시지 또한 여기에 적을 수 있습니다. 바쁠 경우 NPO ORIF 등의 단어는 꼭 적어주세요. (ORIF : open reduction internal fixation, op 필요성 설명했다) 혹은 wanted , refuse 등의 단어만 적어도 됩니다.

checkup for OPD : refuse
Checkup for adm ; culture study, viral marker study
Checkup for OPD : ORIF

또한 열상 봉합시에는 차트 제일 마지막에 요약 정보를 적는 것이 심사 및 F/u 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손가락 2cm ethi 5-0 단순봉합
우측 팔 4cm vicryl 5-0 심부봉합 ethi 5-0 VM
식으로 1. anatomy, 2. length, 3. 봉합사 종류 심부나 VM 여부를 마지막에 적는 것이 아주 좋습니다.
통상 외래에서 진료에 대한 확인서/소견서 보험 관련 서류를 작성해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아무리 성실하게 일한다고 해도 "이거 누가 적었어?" 하고 서명란의 이름만 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History taking


그다지 의학사적 문헌에 관심이 없는 의사들도 의학은 과학이자 예술이라는 어구는 한번쯤 들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병력 청취(history talking)는 그 중 분명 예술에 들어가는 영역이다. 과연 그런가? 병력 청취에 있어서도 과학적 접근 혹은 문헌적 증거라고 하는 것이 진단에 결정적이지 않을까? 요즈음에 환자가 응급실로 와서 의사가 병력 청취를 하려고 하면 대개는 다른 병원에서 가져온 검사자료를 내밀게 된다. 초년의사들은 주소로 fever, leukocytosis, vegetation on valve by echocardiogram 라는 검사소견을 제시할 것이고 노년 의사는 비정상 소견인 심근 효소나 초음파, 단층촬영의 결과에 주목할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병력 청취의 중요성을 의심스럽게 한다. 환자에게 어떤 사항이 발생되었는지 알아보고자 해서 그 환자의 주어진 환경과 성격에 비추어 자세한 병력을 청취함으로써 환자를 제대로 파악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지 못하고 환자를 대하는 의료는 예술도 아니고 과학도 아니다.
병력청취는 의사의 모든 노력의 핵심이 되며, 의료에 있어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것이며, 이는 규격화 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초년의사는 병력 청취를 직관적인 과정으로 생각한다. 즉 환자는 증상을 호소하고, 완벽한 병력과 신체검사를 시행함으로써 진단이 내려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그것은 검사자가 역학, 통계학의 원칙을 적용하여, 진단 가능성을 추론하는 임상적인 논리 이행일 뿐이다. “좋은 병력이라고 하는 것은 현 병력, 계통 문진 등 각각의 병력 청취 부분을 잘 구분하여 늘어놓고 빼먹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며, 여러 가지 동의어 들을 잘 이해해서 환자가 하는 말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훌륭한 병력 청취라고 하는 것은 환자가 꼭 하고 싶은 말과 의사가 반듯이 들어야 할 말을 골라서 청취해서 다음에 그 환자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인가 하는 것을 결정할 때에 도움이 되는 것을 듣는 것을 말한다. 검사실 소견은 물론 없어서는 안되며 또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만 지식이라고 하는 것은 이런 정보를 환자가 직접 서술한 병력과 이학적 소견이 서로 융합될 때 생겨나는 것이다. 예술이 그러하듯이 환자와 병력청취를 위한 대화는 그 의사의 과거의 삶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오랜 동안의 실행을 필요로 한다. 무엇을 강조할 것이며, 무엇은 버릴 것이며, 무엇을 다음에 물을 것인가 또는 대화의 중요한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어떤 것은 중지시켜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 갈 것인가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며 이러한 능력은 표준화된 학습과정으로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개의 환자에서 자세한 병력 청취를 함으로써 어떤 성공적인 결과를 얻게 되었는지 경험을 쌓아가게 되고 그러한 경험을 토대로 발전하는 것이며, 이것은 오랜 시간과 경험을 쌓아 가면서 얻어내는 예술이다.
처음으로 환자를 대하는 의사는 문진을 해서 무엇인가를 알아내는 과정이 매우 힘들고 서투르다. 올바를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듣고 해서 얻은 각종 정보를 적당한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정리하는 것이 마치 환자와 싸움하는 것 같아 보인다. 이에 비해 유능한 병력청취는 대화 자체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의학적 병력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누구나 유능한 의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책에 쓰여져 있는 지식과 환자와의 직접 경험을 토대로 하여서 자기 자신의 병력 청취 스타일을 만들게 된다. 병력 청취를 할 때의 몇 가지의 요령과 한가지 순서를 아래에 제시하였다.

병력청취의몇가지주의점

l  환자를 보기 전에 잠깐 진료기록을 검토한다.
진료기록 속의 정보는 병력 청취에 도움이 된다. 쉽게 대화를 유도할 수 있으며 불필요한 질문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면 OCS 상의 퇴원 요약지, 환자 상세 정보를 통해 몇 년도에 무슨 수술을 했으며 현재 어느 의사 외래에서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 등을 파악 할 수 있다.

l  형식에 맞춰 정보를 얻을 필요는 없다.
다른 의사에게 환자를 제시할 때에는 정해진 형태가 있다. 주소(때로는 병원 방문의 주소가 아닌 타과로의 협진 의뢰의 이유가 주소가 될 수 있다.)로부터 시작하여 현 병력, 과거력, 가족력, 사회력, 계통문진, 이학적 소견, 평가 및 계획 등이다. 그러나 이것은 증례 제시를 위한 형식이며 소견을 모으기 위해서 계통적인 절차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엄격한 형식은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빠트리는 것도 생길 수 있다. 예를 들면 복부 팽만은 만져서 아는 것이지만 복부 증상을 호소할 때 눈으로 먼저 볼 수 있고, 과거력에서 물어야할 약물 복용이나 음주력 등을 잠이 안오는 것을 호소할 때 즉시 물어 볼 수가 있다.

l  못듣거나 혼동스러운 것은 질문하라. 그리고 증명하라.
우리는 주저하지 말고 미안합니다. 이야기를 잘 못 알아 듣겠습니다.” 라고 이야기 해야 한다. 환자는 의사에게 다시 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며, 그들은 의사가 정확하게 파악해 주기를 바랄 것이다. 의학적 지식의 근간은 그 환자의 신체에서 실제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는데 있으며 그러자면 세부 사항이 명확해야 한다. 통증의 발현이나 호흡 곤란이 갑자기 생긴 초 급성인지, 수시간을 두고 급성으로 생긴 것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변을 자주 보는 사람에 있어서는 매번 소변 보는 양이 적은 빈뇨(frequency)인지 양이 많은 다뇨(polyuria)인지가 표시되어야 한다. “담배를 피우세요?” 라고 물었을 때 아니요라는 대답은 30년간 하루 두갑씩 피우던 담배를 어제부터 끊기로 했다는 대답일 수 있다. 어떤 술꾼이 밤에 한 두잔 마신다고하는 표현을 경험 많은 임상가는 하루에 3-4병씩, 일주일에 7일 모두 마신다는 것을 재차 질문 할 것이다. 병력 청취의 오래된 고충 중에는 흔히 환자의 병력이 자주 바뀌며, 물어볼 때마다 말이 변한다는 것이 있다. 환자가 증상의 다양한 면을 묘사할 수는 있으나 아무리 자세한 표현도 자신들의 병력과 경과와 관련된 모든 것을 기술하기는 힘들다. 환자가 말하는 모든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하다. 한 가지 사실이 다른 여러 가지 결과와 상치하게 되면 확실할 때까지 추적해서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병력을 신뢰하되, 확실히 증명해라.

l  연대기적 틀을 가지고 질문하라
그런데 왜 오늘 아침에 응급실에 오시려는 결심을 하셨습니까?”
그러면 평소와 달라진 것은 무엇입니까?”
병력에 대한 환자의 표현이 형편 없이 혼란되어 있으면 차라리 환자에게 건강하게 느꼈던 때가 최근 언제인지 물어 본다. 그리고 나서 처음 불편하다고 느낀 것이 언제인지 묻고 무엇인지 분명히 한다. 그러면서 차츰 하나씩 시간관계를 풀어나가는 것이 좋다. 환자가 지금 가지고 있는 문제들과 예전에 가지고 있었던 문제들을 파악하여 연관을 짓도록 하며 예전에 받았던 진단, 치료 현재 받고 있는 치료 등을 기술한다.

l  환자가 느끼고 있는 두려움을 물어라
환자가 응급실에 왜 왔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분명하지 않으면 지금 걱정되는 것이 무엇인지, 당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등을 직접적으로 묻는다. 환자의 걱정 거리에 대해서 정확하게 대화하지 않으면 그 다음에 다른 증상에 대한 문진이 잘 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옆집 이웃이 중풍으로 쓰러졌는데 어제부터 온몸에 힘이 없다던가,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는데 아침부터 속이 쓰리다던가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암에 대한 공포 역시 매우 흔한 경우이다.

l  환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 그가 진단을 말하고 있다.
의사인 당신이 환자가 자기 뜻대로 늘어 놓는 말을 정리하여 필요한 것을 골라낼 수 있다면 환자가 스스로 이야기하도록 하라. 환자의 말을 모두 놓치지 않을 필요는 없다.

l  명료한 어휘를 사용하라
명료한 용어를 이용한다. 예컨대 dizziness 등은 애매한 표현에 가깝다. Rotational hallucination 이나 disequlibrium 등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이다

l  가진단과 계획을 세우고 물어라
가장 불편한 증상을 환자가 느낀 시간을 적고 환자의 문제가 표현되어 의료시스템에 접근하게된 의학적 과정을 기술한다.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환자가 응급실에서 꼭 받아야 할 치료 예컨대 수술, 투약, 처치, 금식 등에 중점을 두고 이를 후향적으로 기술하는 것이다. 주소는 가능한 하나,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가장 의미 있는 것을 적는다. 환자가 말하는 것에서 초점을 찾고 말하지 않는 것을 빠짐없이 물어야 한다. 병력 청취는 빠른 시간 안에 이루어 져야 한다.


병력청취의 기본적인

환자가 호소하는 각 증상에는 흔한 질병부터 드문 질환까지 다양한 감별해야 할 질환이 존재한다. 환자의 나이 성별과 같은 역학적인 요소들이 어떤 질환의 가능성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편두통과 같은 질환은 최근에 생긴 25세의 여자의 두통이 65세의 남자의 두통 보다는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고 해도 더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생각으로부터 우리는 다양한 가능성과 병의 중한 정도로부터 가능성 있는 진단 목록을 고려해야 한다. 능숙한 의사는 더해지는 역학적 그리고 임상적 정보의 조각으로부터 점점 진단의 가능성을 좁혀간다. 이러한 과정은 마치 깔대기와 같다. 초기에는 고려해야 할 것이 많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점차 적은 수의 가능한 진단만이 남는다. 요점적인 질문을 통해 환자의 주소를 점차 특성화 시킨다. 나타나거나 혹은 나타나지 않는 다양한 임상적인 소견은 어떤 질환의 진단을 좀더 가능성 있게 혹은 가능성이 더 적게 만든다. 그러한 의미로 질문을 한다는 것은 진단적 검사를 시행하는 것과 같다. 즉 문진의 정확도 역시 예민도, 특이도, 가능성비로 표현되며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로부터 얻은 임상 소견은 진단적 검사와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예를 들면, 눈부심, 울렁거림, 맥박 치는 듯한 두통은 편두통의 가능성을 더 높힌다. 그에 비해 두통이 3일 이상 지속되면 편두통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

l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기
Silence : 많은 의사들은 환자의 말을 가로막음으로써 그들의 근심거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므로써 의사들은 중요한 심리-사회적인 정보를 얻지 못하고 증상에 대한 삐뚤어진 정보를 가지게 된다. 침묵은 의사가 환자에게 집중은 하지만 5- 10 초 정도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Reflection & echoing : 환자가 언급한 특정 단어나 말을 반사적으로 반복 한다. 예를 들어 가슴이 아프시다고요?” 환자가 좀더 구체적인 사실을 이야기하도록 유도하며 문진의 효율을 증가시킨다.
Open-ended requests : “가슴 통증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세요”“계속 이야기해 보세요등의 말로 특정 주제에 대해서 환자가 계속 이야기 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예, 아니오로 대답하는 closed-ended 와 대별 된다.
Summary & paraphrasing : “당신의 가슴에 통증이 있으셨는데, 환자분은 작년 형님분이 그랬듯이 심장마비 증상이 아닐까 걱정하고 계신거죠?”

l  환자의 감정에 공감해 주기
일단 의사가 환자에게 감정을 이끌어 냈다면, NURS 방법을 사용하여 환자의 감정을 handling 할 수 있다. 이는 각각 Naming, understanding, respect, support 의 머리글자이다. 직접적으로 묻거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 환자나 가족에게 미친 영향을 질문함으로 써 환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게 하고 표현한 감정(emotional focus)에 대해 좀더 이야기하도록 하게 한다.
예를 들면 그래서 어떻게 느끼셨나요?”“나는 파면당한 사람의 일을 맡는 것이 싫어요. 그것에 대해서 생각만 하면 머리가 아프고, 토할 것 같아요.” 이러한 감정에 대한 적적한 반응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그래서 그가 파면된 것이 당신을 걱정스럽게 만들었군요.(naming)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됩니다.(understanding) 문제가 많겠군요. 문제를 해결할려고 하시는 것부터가 잘하신 겁니다.(respect) 제가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support)”
간단히 이런 말도 할 수 있다. “그래요. 어떤 일이 있어도 다른 사람을 때려서는 안되는 거지요.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1.     의사와 진료 과정을 소개한다.
간단한 인사와 의사의 역할을 밝힌다.(, 병력을 듣고 주치를 배정함) 환자가 존중받는 느낌을 갖게 한다. 환자가 편안한지 확인하고 프라이버시를 존중한다.

2.     주 증상을 결론 짓는다.
문진 및 검진할 것을 설명하고, 전체적인 진료과정과 시간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제가 드릴 질문도 많고 여러 검진도 할 것입니다. 혈액검사와 사진 등을 찍어서 결과를 말씀 드릴 때까지 2-3 시간 경과를 관찰 할 것입니다. 환자분이 말씀하고 싶은 것을 전부 이야기 해보세요. 또 다른 불편한 사항은 없습니까? 두통 이외의 다른 문제는 없으신가요?” 환자의 모든 문제에 관해 일괄정보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제한된 시간 마지막에 가서 환자가 또 다른 중요한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게 하고, 또 충분이 말하지 못했다는 불평을 예방할 수 있다. 증상을 요약하고 상담할 문제에 대해서 결론을 짓는다. 주 증상을 명확히 하고 환자로 하여금 오늘 상담에서는 어떤 문제에 관하여 집중적으로 상담하고 다른 문제는 다음 날로 미룰 것을 결정하게 한다. “이 모든 문제를 응급실에서 다루기는 어려우므로 중요한 한가지 문제에 대해서 좀더 이야기해 주십시오. 다른 문제는 외래를 방문하셔서 상담받으시게 하겠습니다.”

3.     현 병력을 듣는다.
환자의 주소를 확정짓게 되면 처음에는 문제점의 모든 것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의 시작, 지속 기간 등을 섣불리 묻지 않음으로써 개방형 질문을 통해 개인적-심리 사회적 정보를 좀 더 얻는다.

4.     emotional focus 를 잡는다.
예컨대 두통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남편이 바람핀 것을 알았다거나, 메스꺼움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위암으로 사망한 친구가 있는 경우가 바로 emotional focus 이다. 환자의 감정을 파악하는 것은 의사-환자 관계 확립에 필수적이다. 개방형 질문이나 NURS 방법 등을 통해서 환자의 이야기를 확대시키고 심화시킨다.

5.     요약하고 확인한다.
2-3 문장으로 요약한다. “그래서 직장과 집안일이 늘어나는 것이 걱정되면 심해지는 두통을 가지신 거죠?” 질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정보가 요구되므로 routine database 를 얻기 위한 질문이 시작된 다는 것을 암시한다. “질문의 방향을 돌려서 당신의 두통에 대해서 좀더 구체적으로 여쭈어 보겠습니다.”

6.     진단적 가정을 검증한다.
현병력을 완성하기 위해서 환자 자신이 기술하지 못한 정보를 물어야 한다. 증상에 관한 문진이나 연대기적 배열 등은 이미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각 질병 및 질환 별로 대표적인 예는 charting 예시나 flow sheet 를 참고한다.
A.     같은 장기의 다른 증상
관련된 핵심 요소들을 모두 포함하여 환자의 주 증상에 대해 완전히 질문을 한 후에는 현병력에서 환자가 기술하였던 동일 장기의 다른 증상에 대하여 질문한다. 한가지 계통에서 양성, 음성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데 예를 들어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호흡곤란이 없다면 폐색전의 가능성은 떨어진다.
B.     다른 연관 증상
추론하고 있는 진단을 검증하기 위해 다른 계통의 증상을 묻는다. 예를 들어 류마치스 관절염으로 투약하고 있는 환자에게 근골격계 증상 외에 흑변등 위장관 증상을 물어보는 것이다.
C.     연관된 무증상 정보
환자가 이미 기술하지 않은 연관된 2차적인 증상에 관한 정보, 투약력, 과거 병력, 과거 치료, 예전 주치의, 과거 입원력등 모든 정보를 물어보게 된다. 지금까지 나온 가능한 진단들의 원인이 될 만한 것에 대한 무증상 정보에 관한 질문을 함으로써 진단명을 압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폐색전을 의심하고 있다면, 최근에 비행기 여행을 했었는지 또는 오랫동안 운전을 했었는지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경험과 기술이 부족하다면 실시간으로 환자의 반응을 평가해 가면서 다음 질문을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진이 매우 소모적일 수 있다. 본 지침서의 charting style flow sheet 는 이러한 점을 위해 정리되어 있다. 의학적 지식과 문진 기술이 점점 나아짐에 따라 환자의 증상을 야기하는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과 직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런 후에는 문진이 이러한 가설을 검증하는 구체적인 질문으로 바뀌게 된다. 증상을 야기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새로운 가설을 만들어 가면서 문제점을 파악한 후에 환자에게 추가적인 질문을 이어간다. 의미를 모르고 훓어내리는 접근(scanning approach) 대신에 가설에 근거한 접근이 보다 효율적이다.

7.     과거력, 사회력, 가족력

8.     계통 문진
이전의 문진에서 미처 도출하지 못했던 증상들을 찾기 위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확인하는 것이 계통 문진이다. Routine database 를 완성하기 위하여 나머지 신체계통을 확인한다. 이때 의사는 현병력과 과거병력에서 얻어진 자료들을 바탕으로 미리 가능성이 있는 주요 진단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계통문진은 현 병력의 주요 요소들을 명확하게 알고자 질문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현병력과 상관없는 추가 증상들을 선별하기 위해 질문을 하는 것이다.

첫사랑에 대한 질문, 첫키스에 대한 경험과 마찬가지로 가장 처음 배정(assignment) 받아서 문진했었던 환자에 대한 기억은 의사에게 각별하다. 의사라면 누구나 병동에 새로 입원한 환자를 배정 받았을 때, 긴 시간을 들여서 문진했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경험과 익숙함이 가져오는 변화는 나중에 익숙해지면 마치 운전 하듯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언이 있다면 환자의 위험도(risk factor) 와 주소에 따라서 질문하여야 할 항목을 정해 두고 익숙해질 때까지 암기하는 것이다. 본서의 recording style이 그러한 목적으로 만들어 졌다. 의과대학 학생의 경우 환자의 과거력을 조사하고, 신체검사를 수행하는 데에 수시간이 소요되며, 검사결과와 경과를 조리있게 발표하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짧은 시간 안에 진단에 도달하고 치료계획을 결정하는 것이 의학교육과 수련의 목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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